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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카페 추출 가이드

커피 그라인더가 중요한 이유, 분쇄도에 따라 달라지는 커피 맛

by 용카페 바리스타 2022. 2. 23.

처음 홈카페를 시작했을 때는 좋은 원두만 사면 맛있는 커피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유명한 로스터리에서 원두를 구매하고, 물의 양과 추출 시간도 레시피에 맞췄지만 기대했던 맛이 나오지 않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어떤 날은 커피가 지나치게 쓰고 텁텁했고, 다른 날에는 반대로 신맛만 강하게 느껴졌습니다. 처음에는 원두 상태가 좋지 않거나 제가 커피를 잘못 내린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직접 여러 번 추출해보면서 가장 먼저 확인하게 된 것이 바로 원두의 분쇄도였습니다.

같은 원두와 같은 양의 물을 사용하더라도 원두를 얼마나 굵게 또는 가늘게 분쇄하는지에 따라 물이 커피층을 통과하는 속도가 달라졌고, 실제로 마셨을 때의 맛도 생각보다 큰 차이가 있었습니다.

바리스타 자격증을 준비하면서 에스프레소 추출을 연습할 때도 비슷한 경험을 했습니다. 커피가 너무 빠르게 나오면 분쇄도를 조금 더 가늘게 조절하고, 반대로 지나치게 느리게 추출되면 조금 더 굵게 조절해야 했습니다. 아주 작은 변화처럼 보였지만 추출 결과에서는 분명한 차이가 나타났습니다.

이 경험을 통해 저는 그라인더가 단순히 원두를 작은 입자로 만드는 장비가 아니라, 커피 맛을 조절하는 중요한 도구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그라인더의 종류를 나열하기보다, 실제 홈카페에서 더 중요한 분쇄도에 따라 커피 맛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그리고 원하는 맛을 찾기 위해 분쇄도를 어떻게 조절하면 좋은지 경험을 바탕으로 정리해보겠습니다.

커피 그라인더가 중요한 이유, 분쇄도에 따라 달라지는 커피 맛
커피 그라인더가 중요한 이유, 분쇄도에 따라 달라지는 커피 맛

1. 같은 원두인데 맛이 다른 이유는 분쇄도에 있을 수 있습니다

커피를 내릴 때 물은 분쇄된 원두와 접촉하면서 여러 맛과 향을 끌어냅니다. 이때 원두 입자가 굵은지 가는지에 따라 물과 접촉하는 면적과 추출 속도가 달라집니다.

쉽게 생각하면 굵게 분쇄된 원두는 입자가 크기 때문에 물이 상대적으로 빠르게 통과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원두를 가늘게 분쇄하면 입자가 촘촘해지면서 물이 지나가는 속도가 느려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저도 처음에는 그라인더의 눈금을 한 단계 바꾸는 것이 얼마나 큰 차이를 만들 수 있을지 의문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같은 원두를 사용하면서 분쇄도를 다르게 설정해 커피를 내려보니 결과가 분명히 달랐습니다.

지나치게 굵게 분쇄했을 때는 물이 커피층을 너무 빠르게 지나가면서 맛이 충분히 추출되지 않은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커피의 향은 약하고, 신맛이 도드라지거나 전체적으로 밋밋한 느낌이 남기도 했습니다.

반대로 너무 가늘게 분쇄했을 때는 추출 시간이 길어졌고, 쓴맛과 텁텁함이 강해지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커피를 마신 뒤에도 입안에 무거운 느낌이 오래 남았습니다.

제가 직접 느낀 분쇄도별 차이를 간단히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분쇄 상태 추출에서 나타날 수 있는 변화 제가 느낀 맛의 특징
너무 굵음 물이 빠르게 통과할 수 있음 신맛이 두드러지거나 밋밋하게 느껴질 수 있음
적절함 추출 속도가 비교적 안정적임 단맛, 산미, 쓴맛의 균형을 느끼기 쉬움
너무 가늘음 물이 천천히 통과할 수 있음 쓴맛과 텁텁함이 강해질 수 있음

 

물론 커피 맛은 분쇄도 하나만으로 결정되지 않습니다. 원두의 종류와 로스팅 정도, 물 온도, 원두와 물의 비율, 추출 방식도 함께 영향을 줍니다.

하지만 같은 원두와 같은 레시피를 사용하고 있는데도 결과가 계속 다르다면, 저는 가장 먼저 분쇄도를 확인해보는 편입니다.

실제로 홈카페에서 “같은 원두를 샀는데 왜 카페에서 마셨던 맛이 나지 않을까?”라는 고민을 하게 되는 이유도 사용하는 그라인더와 분쇄 상태의 차이가 원인 중 하나일 수 있습니다.

관련 글 : 같은 원두인데 카페 맛이 안 나는 이유

이 글과 함께 읽으면 원두뿐 아니라 그라인더, 물, 추출 환경이 커피 맛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더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커피 그라인더가 중요한 이유, 분쇄도에 따라 달라지는 커피 맛
같은 원두인데 맛이 다른 이유는 분쇄도에 있을 수 있습니다

2. 커피가 너무 쓰거나 시다면 분쇄도를 어떻게 바꿔야 할까

홈카페에서 가장 답답한 순간 중 하나는 레시피대로 커피를 내렸는데 원하는 맛이 나오지 않을 때입니다.

저 역시 처음에는 커피가 쓰면 원두가 너무 진하게 볶였다고 생각했고, 신맛이 강하면 원두 자체가 제 입맛에 맞지 않는다고 생각했습니다. 물론 실제로 원두의 특성 때문일 수도 있지만, 추출 상태를 바꿔보면 맛이 달라지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같은 원두로 커피를 내렸는데 지나치게 시고 향이 약하다면 물이 원두에서 충분한 맛을 끌어내지 못했을 가능성을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이럴 때는 현재보다 분쇄도를 조금 더 가늘게 조절해보는 방법이 있습니다.

반대로 커피가 지나치게 쓰고 텁텁하며 무겁게 느껴진다면 너무 많은 성분이 추출되었을 가능성을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이 경우에는 분쇄도를 조금 더 굵게 조절하고 결과를 비교해볼 수 있습니다.

제가 홈카페에서 분쇄도를 조절할 때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한 번에 크게 바꾸지 않는 것입니다.

처음에는 맛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그라인더 눈금을 여러 단계씩 크게 바꾼 적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하면 이전 추출과 어떤 차이 때문에 맛이 달라졌는지 알기 어려웠습니다.

지금은 가능한 한 한 단계씩 조절하고 나머지 조건은 그대로 유지한 뒤 결과를 비교하는 편입니다.

예를 들어 다음과 같이 기록할 수 있습니다.

  • 원두 20g
  • 물 300g
  • 물 온도 92도
  • 분쇄도 10단계
  • 총 추출 시간 2분 40초
  • 느낀 맛: 쓴맛이 조금 강하고 끝맛이 텁텁함

다음 추출에서는 원두의 양과 물 온도는 그대로 유지하고 분쇄도만 조금 굵게 바꿔봅니다. 그리고 추출 시간과 맛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비교합니다.

이렇게 한 가지 조건만 바꾸면 내가 사용하는 원두와 그라인더에서 어떤 설정이 잘 맞는지 조금씩 찾을 수 있습니다.

특히 중요한 것은 숫자 자체에 너무 집착하지 않는 것입니다. 그라인더마다 눈금 체계가 다르기 때문에 어떤 제품의 10단계와 다른 제품의 10단계는 같은 분쇄도를 의미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인터넷에서 본 숫자를 그대로 따라 하기보다 실제 원두 입자의 크기와 추출 시간을 보고, 직접 마시면서 조절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느꼈습니다.

관련 글 : 아메리카노가 쓴 이유, 원두 문제일까 추출 문제일까?

커피의 쓴맛이 단순히 원두 때문인지, 분쇄도와 추출 과정 때문인지 구분하고 싶다면 함께 연결하기 좋은 글입니다.

커피 그라인더가 중요한 이유, 분쇄도에 따라 달라지는 커피 맛
커피가 너무 쓰거나 시다면 분쇄도를 어떻게 바꿔야 할까

3. 좋은 그라인더보다 중요한 것은 내 추출 방식에 맞는 분쇄도를 찾는 것입니다

홈카페를 시작하면 자연스럽게 어떤 그라인더를 사야 하는지 고민하게 됩니다. 저 역시 처음에는 가격이 높은 제품을 사용하면 커피 맛도 바로 좋아질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물론 그라인더의 품질은 중요합니다. 원두 입자를 비교적 일정하게 분쇄할수록 안정적인 추출에 도움이 될 수 있고, 조절 범위가 세밀하면 원하는 추출 조건을 찾기도 편합니다.

하지만 직접 커피를 내려보면서 느낀 점은 좋은 장비를 갖추는 것만큼 현재 사용하는 장비의 특성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비싼 그라인더를 사용하더라도 원두와 추출 방식에 맞지 않는 분쇄도를 사용하면 원하는 맛을 얻기 어렵습니다. 반대로 비교적 간단한 장비라도 분쇄도와 물의 양, 추출 시간을 꾸준히 비교하면 자신에게 잘 맞는 조건을 찾는 데 도움이 됩니다.

특히 커피 추출 방식에 따라 적절한 분쇄도는 달라집니다.

에스프레소는 일반적으로 비교적 가는 분쇄를 사용하고, 핸드드립은 그보다 굵은 분쇄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프렌치프레스처럼 물과 원두가 오랜 시간 접촉하는 방식에서는 더 굵은 분쇄를 사용하는 경우가 일반적입니다.

하지만 이것도 절대적인 정답이라기보다는 출발점에 가깝습니다.

같은 핸드드립이라도 사용하는 드리퍼의 구조와 필터, 원두의 로스팅 정도, 물을 붓는 속도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제가 추천하는 방법은 처음부터 완벽한 분쇄도를 찾으려고 하지 않는 것입니다.

먼저 하나의 원두를 정한 뒤 기본 레시피를 설정하고, 분쇄도만 조금씩 바꿔가며 비교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예를 들어 저는 다음과 같은 순서로 확인하는 편입니다.

  • 첫 번째는 물이 너무 빠르게 빠지는지 확인합니다.
  • 두 번째는 전체 추출 시간을 기록합니다.
  • 세 번째는 커피가 지나치게 시거나 쓰지는 않은지 직접 마셔봅니다.
  • 네 번째는 다음 추출에서 한 가지 조건만 바꿉니다.

이 과정을 반복하면 처음에는 막연했던 커피 맛의 차이를 조금씩 이해하게 됩니다.

저도 처음에는 좋은 원두를 사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같은 원두를 사용하면서도 분쇄도를 바꾸자 전혀 다른 느낌의 커피가 만들어지는 경험을 한 뒤부터 그라인더를 바라보는 생각이 달라졌습니다.

그라인더는 단순히 원두를 잘게 부수는 장비가 아닙니다. 내가 원하는 맛에 가까워지도록 추출 속도와 결과를 조절하는 중요한 도구입니다.

다만 더 중요한 것은 특정 그라인더를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가진 장비에서 어떤 분쇄도가 현재의 원두와 추출 방식에 잘 맞는지 알아가는 것입니다.

커피가 너무 시다고 바로 원두를 바꾸거나, 너무 쓰다고 실패한 커피라고 생각할 필요는 없습니다. 분쇄도를 한 단계 조절하고 다시 내려보면 생각보다 큰 차이를 발견할 수도 있습니다.

저에게 홈카페의 재미도 바로 이 과정에 있습니다. 같은 원두와 같은 드리퍼를 사용하더라도 작은 조건 하나를 바꾸면 맛이 달라지고, 그 이유를 하나씩 찾아가는 과정에서 조금씩 제 취향에 맞는 커피를 만들 수 있었습니다.

관련 글 : 핸드드립 물줄기가 중요한 진짜 이유

분쇄도뿐 아니라 물을 붓는 방법이 추출 속도와 맛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연결해서 읽기 좋은 글입니다.

관련 글 : 커피 맛을 결정하는 5가지 요소

원두, 분쇄도, 물, 온도, 추출 방식이 함께 커피 맛을 만드는 과정을 전체적으로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글입니다.

결국 좋은 커피를 만들기 위해 반드시 가장 비싼 그라인더가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우선 내가 사용하는 원두와 추출 도구를 이해하고, 한 번에 한 가지 조건만 바꾸면서 직접 맛을 비교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그렇게 기록을 쌓다 보면 어느 순간 숫자로만 보였던 분쇄도 설정이 내 입맛에 맞는 커피를 찾는 기준으로 바뀌게 됩니다.

커피 그라인더가 중요한 이유, 분쇄도에 따라 달라지는 커피 맛
좋은 그라인더보다 중요한 것은 내 추출 방식에 맞는 분쇄도를 찾는 것입니다